진료실에서 기능성 화장품 이야기를 꺼내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한두 가지쯤은 이미 쓰고 계시고, 무엇을 더해야 할지 물어보시죠. 저는 그럴 때 값비싼 제품을 하나 더 얹기보다, 이미 검증이 쌓인 성분 하나를 제대로 쓰는 편을 권합니다. 오늘은 여드름과 색소, 잔주름이 함께 있을 때 제가 자주 떠올리는 트리파로텐 성분의 크림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능성 화장품을 검색해 보면 몇천 원짜리부터 몇십만 원짜리까지 폭이 넓습니다. 그런데 성분 단위로 보면, 여드름과 색소침착, 기미, 잔주름까지 한 번에 겨냥하는 성분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단순 화장품의 범주를 넘어 여러 연구가 축적된 성분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방향 자체는 근거가 비교적 탄탄한 편이에요.
스티바A를 더 권하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때 스티바A를 찾는 분이 많았습니다. 1세대 레티노이드인 트레티노인 성분의 크림이었죠. 지금은 단종되었고, 여전히 예전 기억으로 이 크림을 찾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는 이제 스티바A를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세대가 바뀐 성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주 꺼내는 성분은 4세대 레티노이드인 트리파로텐입니다. 국내에서는 아크리프라는 이름의 크림으로 만날 수 있어요.


세대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표로 정리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 구분 | 1세대 트레티노인 | 4세대 트리파로텐 |
|---|---|---|
| 수용체 선택성 | 여러 수용체에 폭넓게 작용 | RAR 감마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 |
| 초기 자극 | 상대적으로 강한 편 | 상대적으로 덜한 편으로 보고됨 |
| 겨냥 범위 | 여드름 중심 | 여드름, 색소, 잔주름을 함께 |
| 사용 편의 | 첫 사용 시 부담 | 처음 쓰는 분도 시작하기 수월한 편 |
16세대 스마트폰이 나온 시대에 굳이 1세대 기기를 고집할 이유가 없듯, 성분에서도 세대가 주는 차이는 분명합니다. 다만 어떤 레티노이드든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반응은 달라집니다.
레티노이드는 피부 안에서 무엇을 하나요
레티노이드는 각질형성세포(keratinocyte)의 핵 안에서 레티노이드 수용체와 결합합니다. 이 결합이 세포 분화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해 세포 증식과 염증의 흐름을 바꾸고, 그 결과 여드름과 색소침착, 잔주름을 함께 다룰 실마리를 만듭니다.

4세대 레티노이드가 앞선 세대와 갈리는 지점은 선택성입니다. 트리파로텐은 각질형성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RAR 감마 수용체에 약 20배가량 높은 선택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 선택성 덕분에 상대적으로 자극이 덜하고 부작용이 적은 편으로 보고됩니다. 물론 자극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드름을 볼 때 이 성분을 기본으로 두는 까닭
여드름은 피지와 각질이 모공을 막아 염증이 생기는 흐름에서 출발합니다. 트리파로텐은 이 흐름의 앞단을 건드립니다.
- 각질세포의 이동과 분화를 촉진해 정상적으로 탈락하도록 돕습니다.
- 피지가 모공에 쌓이는 것을 줄여, 화이트헤드와 블랙헤드 같은 면포성 여드름을 완화합니다.
- 표면에 쌓인 피지와 노폐물이 정리되며 염증성 여드름의 진정에도 도움을 줍니다.

여드름이 왜 반복되는지, 무엇이 먼저인지 궁금하시다면 여드름이 생기는 근본 원리를 정리한 글과 반복되는 성인 여드름에서 피지선을 먼저 보는 이유를 함께 읽어 보시면 흐름이 더 또렷해집니다.


기존 여드름 치료제가 주로 얼굴에 집중되었다면, 트리파로텐은 몸에 생기는 여드름에도 적용할 선택지가 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얼굴 밖 부위까지 고민이신 분들께 이 부분은 꽤 반가운 대목이에요.

국소 레티노이드 제제는 여드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기본으로 깔고 가는 치료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화려한 시술 이전에, 바르는 치료의 토대가 잡혀 있어야 결과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드름과 색소가 겹쳐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지금 채팅으로 상담받기를 통해 지금 피부 상태를 먼저 나눠 주세요.
잔주름과 색소를 함께 볼 때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레티노이드는 주름 개선과 탄력에서 오래 쌓인 성분입니다. 트리파로텐은 콜라겐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늘려, 표피 두께가 두꺼워지며 잔주름이 완화되고 피부결이 정돈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아직 실험실 단계의 결과가 발표되는 중이라 추가 근거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1세대 트레티노인에 비해 자극이 덜한 편이라 처음 쓰는 분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미백 방향도 함께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트리파로텐은 피부의 타이로시나제(tyrosinase) 효소를 억제해 멜라닌 세포의 활성을 낮추고, 표피세포의 턴오버를 촉진해 기미나 잡티가 옅어지도록 돕습니다. 피부 재생이 함께 돌아가면서 오래된 색소가 점차 흐려지는 흐름이죠. 다만 색소는 표피만이 아니라 진피 배경까지 함께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는 염증 후 색소침착 이야기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처음 바를 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효과보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초기자극입니다. 모든 레티노이드가 그렇듯, 처음에는 따가움과 붉어짐, 각질 같은 자극이 나타날 수 있어요. 솔직히 이 단계에서 포기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효과를 논하기 전에 올바른 사용법이 먼저입니다.
레티노이드를 바르면 피부가 자외선에 민감해집니다. 사용 기간에는 낮 동안 자외선차단제를 반드시 함께 쓰셔야 색소침착이 더 짙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사용은 서두르지 않고 단계적으로 늘려 갑니다.
- 초기에는 보습제와 1대 3 이상 비율로 희석해서 시작합니다.
- 크림을 쌀알 크기로 덜어 보습제와 섞은 뒤 얼굴 전체에 얇게 펴 바릅니다.
- 처음 2주는 주 2회 정도로만 사용합니다.
- 피부가 적응하면 격일로 늘리고, 이후 매일 밤 사용으로 천천히 옮겨 갑니다.
- 빈도를 너무 빨리 올리면 자극이 심해지니, 단계마다 피부 반응을 확인합니다.
초기에는 피부 장벽이 예민해지므로 평소에도 보습을 넉넉히 해 주세요. 특히 주사피부염이 있는 분은 매우 조심해서 발라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바르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홍조와 주사가 함께 있는 분이라면 주사 피부염 관리 방법을 정리한 글을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우레아처럼 보습에 도움 되는 성분을 함께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피부 두께에 따라 자극이 다르게 옵니다. 상대적으로 얇고 예민한 눈가는 보습크림을 한 번 더 덧발라 한 번 더 희석하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정리하며
트리파로텐 성분의 크림은 여드름과 잔주름, 미백까지 한 결로 다룰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택지입니다. 꾸준함이 관건이고, 초기 자극을 넘기는 사용법이 결과를 가릅니다. 값비싼 기능성 화장품을 하나 더 얹기 전에, 이미 근거가 쌓인 성분을 제대로 쓰는 쪽이 더 합리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비용은 상담 후 안내드립니다.
내 피부에 맞는 시작 지점과 희석 비율이 궁금하시다면, 편하게 채팅으로 상담받기를 눌러 상태를 알려 주세요.
글쓴이: 조민결 원장 (피부과 전문의, 대한피부과의사회 색소·여드름·주사·모발 마스터인증). 자세한 이력은 의료진 소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초 발행 2024. 11. 4. / 마지막 검토 2026-07-09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와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