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보습제를 바꿔도 계속 가렵다"는 하소연입니다. 날이 서늘해지고 습도가 떨어지면 피부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특히 건성 피부일수록 각질, 갈라짐, 가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럴 때 저는 값비싼 제품을 새로 권하기보다 이미 쓰고 계신 보습제를 조금 손보는 쪽을 먼저 제안합니다.

왜 새 보습제부터 권하지 않는가
건조와 가려움이 반복될 때 대부분은 "보습력이 더 센 제품"을 찾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바꿔도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진료실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문제의 상당 부분은 제품의 가격이 아니라 성분과 사용법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 제품을 사기 전에, 지금 쓰는 보습제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살펴봅니다.

이 이야기는 제 임의의 경험담이 아니라, 보습 성분을 다룬 학술 자료를 근거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피부 건조와 관련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성분이 연구되어 왔고, 그 흐름 안에서 제가 특히 주목하는 성분이 하나 있습니다.

습윤제 우레아, 농도가 성격을 바꾼다
보습 성분은 크게 밀폐제, 연화제, 습윤제로 나뉩니다. 이 중 습윤제로 분류되는 우레아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성분인데도 농도에 따라 하는 일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 10퍼센트 이상 고농도에서는 각질을 녹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두꺼운 발바닥 각질을 다룰 때 주로 쓰입니다.
- 5-10퍼센트 정도의 농도에서는 성격이 바뀌어 강한 보습과 습윤 효과를 냅니다. 피부에 수분을 붙잡아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죠.
같은 우레아라도 어느 농도로 쓰느냐에 따라 각질제거제가 되기도 하고 보습제가 되기도 한다는 점, 이것이 이 성분을 다룰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쓰던 보습제에 우레아를 더하는 방법
시중에는 우레아를 담은 유리아크림이 나와 있습니다. 일반의약품이라 약국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리아크림은 농도가 20퍼센트라, 그대로 얼굴에 바르기엔 각질 용해 쪽으로 치우친 농도입니다.

그래서 제가 권하는 방식은 희석입니다. 기존 보습제와 섞어 5-10퍼센트 안팎으로 농도를 낮추면, 각질을 녹이는 성질은 누그러지고 보습과 습윤 쪽 효과를 살릴 수 있습니다. 가려움을 눌러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는 것도 이 농도대입니다.
새 제품을 하나 더 사기 전에, 지금 손에 있는 보습제를 조금 더 똑똑하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비싼 크림으로 갈아타는 대신 익숙한 보습제에 우레아를 더해 보는 것, 이것이 제가 진료실에서 먼저 제안하는 순서입니다.
부위에 따라 섞는 비율은 이렇게 나눕니다.
| 바르는 부위 | 유리아크림 대 보습제 비율 | 이유 |
|---|---|---|
| 얼굴 | 1 대 3 | 피부가 얇고 예민해 낮은 농도가 적당 |
| 몸, 팔 | 1 대 1 | 각질이 두껍고 넓은 부위라 조금 진하게 |
효과와 자극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처음에는 좁은 부위에 얇게 발라 반응을 확인한 뒤 범위를 넓히는 편이 안전합니다.

우레아 말고 함께 보이는 성분들
유리아크림에는 우레아 외에도 덱스판테놀과 글리세린 같은 성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덱스판테놀은 피부 진정과 회복을 돕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고, 글리세린은 대표적인 습윤제입니다. 우레아 하나만 보고 고른 제품이지만, 결과적으로 여러 보습 성분이 함께 작동하는 셈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바르면 될까
정리하면 순서는 간단합니다.
- 지금 쓰는 보습제를 그대로 준비합니다.
- 얼굴은 유리아크림 1, 보습제 3의 비율로 섞습니다.
- 몸이나 팔은 유리아크림 1, 보습제 1의 비율로 섞습니다.
- 손등이나 팔 안쪽 좁은 부위에 먼저 발라 하루 정도 반응을 살핍니다.
- 자극이 없으면 평소 보습 루틴에 그대로 적용합니다.
건조가 유독 심한 부위나 갈라짐이 반복되는 곳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상처가 있거나 진물이 나는 피부, 심한 아토피 부위에는 임의로 바르기보다 진료를 통해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건조와 가려움이 반복될 때 짚어 볼 것
같은 건조라도 원인은 제각각입니다. 단순한 계절성 건조인지, 피부 장벽이 무너진 상태인지, 아니면 다른 피부질환이 배경에 있는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집니다. 우레아 희석은 그중 계절성 건조와 가벼운 가려움에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지, 모든 가려움의 해답은 아닙니다.
건조와 피부 장벽에 대해서는 건성 피부를 볼 때 관리 방향을 잡는 기준과 피부 장벽 이야기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세정 습관이 궁금하시면 비누를 쓰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진료실에서 챙겨 쓰는 크림에 관해서는 피부과 전문의가 쓰는 크림 이야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가려움이 오래가거나 발라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혼자 제품을 바꿔 가며 헤매기보다 한 번 상태를 확인해 보는 편이 빠릅니다. 궁금한 점은 채팅으로 상담받기로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글쓴이: 조민결 원장 (피부과 전문의, 대한피부과의사회 색소·여드름·주사·모발 마스터인증). 자세한 이력은 의료진 소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초 발행 2024. 9. 30. / 마지막 검토 2026-07-09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와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